TV속 쇼닥터 무분별한 의료정보로 소비자 피해 야기

작성자
소비자시민모임
작성일
2019-09-27 17:05
조회
245
 

TV속 쇼닥터 무분별한 의료정보로
소비자 피해 야기


오수석 이사TV 채널을 돌리다보면 홈쇼핑에 ‘쇼닥터(Show Doctor)’들이 나와서 건강기능식품을 나름의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판촉활동을 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직업이 한의사이다 보니 그 분들이 무슨 말을 하나 싶어서 자세히 들어보게 된다. 그 제품들은 건강기능식품이라기 보다는 만병통치약이다. 몸에 좋지 않는 데가 없다. 나도 한 번 사서 먹어볼까 하는 유혹을 느낀다.

쇼닥터란 말은 의사나 한의사가 전문의라는 이름을 걸고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시술에 대해서 과장하거나 홈쇼핑 등에 출연해서 본인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다. 쇼닥터가 된 사람들의 경로는 대부분 지상파와 종편의 건강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나왔다가 얼굴을 알린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전문가라는 믿음과 인지도 높은 얼굴, 그리고 논리적인 입담에 현혹되어 신뢰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쇼닥터들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시연하며 효과를 과대포장 하는 행위다. 이들은 건강 프로그램이나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서 억지 설정을 한 후 결론에 맞춘 비과학적인 시술을 시연한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물파스 사건이 좋은 예다. 뒷목에 물파스를 자주 바르면 중풍을 예방 할 수 있다고 한 후 여기저기서 물파스를 바르는 웃지 못 할 풍경을 만든 것이다. 억지로 한의학적 근거를 제시 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의학 교과서 어디에도 이런 행위가 고혈압에 유효하다는 논문이나 증거가 없다.

둘째, 방송으로 얻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을 파는 행위이다. 프로바이오틱스, 백수오, 개똥쑥, 노니, 보스웰리아, 브라질너트, 아로니아, 공진단 등 다양하다. 보스웰리아는 한약명으로는 유향인데, 어혈을 풀어주면서 진통작용이 있다. 유향나무에 상처를 낸 후 나오는 수지(소나무의 송진과 같음)인데, 적정 투여량을 지키지 않고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소화장애와 피부발진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진료하면서 보스웰리아 먹고 위장병이 생겼다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이뿐이 아니다. 최근 72세 된 친형님이 갑자기 황달이 와서 입원하게 되었다. 일상생활에서 특이한 변화가 없었는데 황달이 와서 무엇을 먹고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변비 때문에 프로바이오틱스를 한 달 넘게 먹었다고 하였다. 최근 먹고 나면 속이 불편했는데 계속 먹었더니 몸이 가렵기 시작하더니 몸이 노랗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런 예들처럼 건강기능식품이라고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하여 구매하는 경우 유통과정상 주의사항과 부작용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을 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런 쇼닥터들의 문제점들 때문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규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5년 의료법 시행령을 개정해 ‘쇼닥터 금지 조항’을 담았다. 의료인이 방송(홈쇼핑)에 출연해 건강ㆍ의학 정보에 대해 거짓 또는 과장해 제공할 경우, 의협과 한의협은 보건복지부에 자격정지 처분을 요구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를 수용하면, 면허를 최대 1년 정지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처분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협회 차원에서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는 회원권리 정지인데, 이것은 실효성이 없는 조치다. 왜냐하면 면허가 정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료와 방송활동에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한의협의 경우, 2014년부터 현재까지 한의사 7명에게만 한의사 품위 손상 행위로 회원권리 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중에서 ‘물파스로 중풍 예방' 한다고 주장한 이모원장은 2014년 11월 한의협에서 이미 다른 건으로 징계 받았지만 진료와 방송활동에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의협과 한의협 모두 쇼닥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에 협회와 함께 별도 감시기구를 설치해 방송을 포함한 모든 미디어를 점검해 문제가 있는 의료인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자율징계권을 달라고 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반응은 더디기만 하다. 의료인들의 양심과 자정노력을 기다리는 사이에 소비자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이런 실태를 파악하여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본다.



소비자리포트 2019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