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권익증진기금의 설치를 기대한다

작성자
소비자시민모임
작성일
2015-04-29 18:00
조회
512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의 설치를 기대한다

sr_c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공동행위 등을 이유로 사업자들에게 총 8,04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 설립 이래 최대 금액으로 2013년  4,184억원 대비 92.2%가 증가한 것이다.
이 중에는 대형 국책사업의 건설업계의 입찰담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전자상거래법 위반건수 및 처분이 188.2% 급증하였다고 한다. 안전을 무시한 결과 발생한 세월호의 아픔이 1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건설회사들이 포함된 28개사의 호남고속철도 입찰담합 적발에 따른 과징금 최고치 경신 소식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위와 같이 과징금이 증가했다는 것은, 사업자들이 여전히 법위반행위를 통해 더욱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고, 공정한 시장이라면 누렸을 정당한 권익을 누리지 못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통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비자들의 전자상거래가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법 위반건수가 이례적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결국 전자상거래를 한 소비자들이 그만큼 피해를 입었을 개연성이 커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수 소비자피해를 유발하는 관련법 위반행위에 부과된 과징금의 일부를 그 피해자인 소비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는 현 정부출범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소비자권익증진기금 설치를 위한 논의를 시작할 때의 논리적 근거였다.

한때는 과징금의 몇 퍼센트를 소비자권익증진기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정한지 등등 활발하고 구체적인 토론들이 이어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적(?)으로 다듬어져 국회에 상정된 법안에는 일단 기금이라도 설치되면 다행이라는 우려가 담겨있는 것 같다. 이 국면에서 소비자단체들은 철저한 자기반성과 미래 소비자운동발전을 위한 체질개선 및 개방적인 소비자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소비자운동의 현실적 한계를 적극적으로 극복해 보려고 노력하고있다. 개방적이면서도 조직력 있는 소비자네트워크를 추진하면서 지방소비자권익증진협의회를 통해 지역소비자이슈에 대한 관심과 지원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단체들은 전국적으로 지역을 다니며 세미나 및 토론회를 개최할 뿐 아니라, 자체 기금마련, 회원들의 참여를 통한 조직력강화 등을 위해 배지 판매 등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소비자기본법의 전면개정을 통해 소비자보호에서 주체적인 소비자권익증진으로 그 패러다임을 전환한 지도 한참이 흘렀다. 그러나 여전히 과징금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불공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 과연 소비자들이 맨손으로 시장의 주인이 되어 사업자와 맞서 스스로 권익을 찾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소비자운동이 비윤리적인 기업이나 부당한 시장관행을 몰아내기위해 맞서 싸우고, 윤리적 소비까지도 주체적으로 실천함으로써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을 둘러싸고 수년간 소비자단체, 관련전문가 및 학계, 공정거래위원회 및 관련 정부기관 등 각계의 관심과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그 과정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소비자권익증진 기금이 설치되어 우리나라의 소비자운동이 한 단계 발전되고 소비자가 공정한 시장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소비자리포트 2015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