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과 무대책, 폭스바겐그룹의 허위와 진실

작성자
소비자시민모임
작성일
2015-10-20 15:48
조회
1035

부도덕과 무대책, 폭스바겐그룹의 허위와 진실

sr_201510지난 9월 22일 한 기업의 부도덕한 추태가 전 세계 대중매체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그 주인공은 우리나라에서도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이 급등한 폭스바겐그룹이다. 진실은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조사결과로 밝혀졌다. 폭스바겐그룹에서 생산한 골프, 아우디 A3, 비틀, 제타 등에 장착한 TDI 디젤엔진에 조작 장치를 덧붙여 배기가스 배출량을 눈속임한 것이다. 조작 장치가 있는 자동차의 배기가스는 공식 테스트에서 매우 낮았으나, 조작 장치를 끄고 실제 주행할 때는 최대 40배 가까운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고 한다. 미국 환경보호국의 발표 후, 폭스바겐 그룹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미국에 판매된 차량 중 문제가 된 1,080만 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정부도 서둘러 폭스바겐 디젤차를 조사하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과 독일 정부의 대책이 과연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외국의 자동차회사에게 무엇을 얼마나 요구할 수 있으며, 그것은 실현가능한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리콜과 벌금 등 폭스바겐그룹이 감당해야 할 재정적 비용이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 영국, 브라질 등 세계 각국에서 폭스바겐그룹 불신임사태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들차량들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여부 등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리콜을 요구할 준비에 착수하였다. 폭스바겐그룹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요구되는 리콜에 대응할 수 있을까? 리콜 비용 추정치를 보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사태로 인한 폭스바겐그룹의 주가 폭락과 기업이미지 추락으로 판매가 감소할 것을 감안하면,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폭스바겐그룹이 내놓은 것들을 대책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둘째,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체계적인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 리콜과 관련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외국들과 달리, 우리나라의 유관업체에서는 “한국에 시판 중인 폭스바겐 전 차종을 면밀하게 확인하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9월 30일, 소비자 2명이 폭스바겐그룹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고 한다. 환경부는 10월 1일, 폭스바겐 그룹이 제조한 차량 중 국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12만 여대를 정밀하게 조사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소송을 제기하는 소비자는 증가하는 양상이며, 소비자들의 불안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셋째, 이번에도 손해는 소비자의 몫이 된다.  조사와 소송은 길고 소비자는 당장 자동차를 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조사는 빨라야 11월에나 결과가 나올 것이고, 폭스바겐그룹에 대한 소송은 하세월일 것이다. 그사이 소비자는 본래 자동차를 구매할 때 알고있던 연비보다 낮은 연비의 차량을, 공식 자료보다 더 많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며 운행해야 한다. 만약 중간에 자동차 검사라도 받게 된다면 검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러면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재검사를 받지 않으면 과태료까지 지불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얻는 정신적, 물질적 손해는 모두 소비자의 몫이 된다.

넷째, 국내 디젤자동차의 자동차검사 시스템에 대한 신뢰 문제이다. 이번 폭스바겐그룹의 부도덕과 무대책은 미국 환경보호국의 조사로 실체가 드러났다. 현대자동차도 미국에서 연비 정보를 잘못 제시한 것에 대한 벌금을 지불하고 이미지 추락을 경험한 바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은 정확하게 밝히는데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못했는가, 그 동안 국내 자동차에 대해 정확한 검사가 이루어졌는 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 기회에 안전과 효율,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정확하고 체계적인 자동차검사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 분야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기업에서 이윤 극대화를 위해 양심을 버리는 일이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그리고 그 결과 수습할 수없는 대혼란을 맞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현명한 소비자라도 피해갈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환경부의 조사결과에 따라 번거로운 소송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덜 지치도록 효율적인 행정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향후에는 적절한 검사와 감시체제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소비자리포트 2015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