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는 이제 “돈”입니다

작성자
소비자시민모임
작성일
2020-01-28 09:20
조회
331


쓰레기는 이제 “돈”입니다


백대용 회장얼마 전 뉴스에 의하면 올해부터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올 수 있는 생활쓰레기의 양이 지방자치단체별로 제한되는 반입총량제가 실시된다고 합니다.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오는 반입 폐기물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조기 포화가 우려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신규 매립지 선정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반입 폐기물량 제한'이라는 강력한 조치에 합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결과 2018년 대비 생활폐기물 배출량의 10%를 줄이지 못하면 해당 지자체는 일정 기간 쓰레기 반입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총량제에 따르면 2018년 반입량 대비 올해 서울시는 3만1천t, 인천은 1만1천t, 경기도는 3만6천t을 감축해야 합니다. 할당된 반입량을 초과하는 지자체의 경우 초과분에 대해 다음 해(2021년) 반입 수수료가 두 배로 인상되는데, 현행 생활폐기물 1t당 반입수수료 7만56원의 2배에 해당하는 14만112원을 내야 합니다. 쓰레기가 지자체의 심각한 재정지출의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수도권매립지로의 쓰레기 반입이 중단되면 해당 지자체는 생활폐기물을 더 이상 수거하기 어려워 자칫 '쓰레기 대란'으로 또다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소각시설이나 재활용선별시설이 없어 직매립에만 의존해야 하는 기초자치단체는 바짝 긴장하고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서울시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치 구별 재활용선별장 시설개선과 신·증설을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경기도는 용인시에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을 새로 설치하고 생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지역 내 소각시설을 확대하고 대시민 홍보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인천시는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매립지 폐기물 반입 목표량을 정해 달성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주는 '목표관리제'를 시행키로 했습니다.

이러한 쓰레기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18년 필리핀으로 불법 반출되었다가 해당 국가의 항의로 인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쓰레기가 다시 국내로 돌아온 사건은 한국에 쓰레기 불법처리국가라는 오명을 씌워주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2018년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한 이후에 더욱 심해졌습니다. 전세계 플라스틱의 72%에 달하는 양을 수입하던 중국이 이를 받지 아니하자 이후 갈 곳을 잃은 쓰레기들이 전국에 산을 이뤄 방치되고 있고 2019년 초 환경부 조사에 의하면 그 양은 전국 253곳에 약 120만톤 가량이 된다고 합니다.

환경보호를 위하여 가장 좋은 방법은 불필요한 제품의 구입을 최소화해서 쓰레기 자체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일상의 편리함을 주는 필수적인 제품들을 다시 재활용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효율적인 분리배출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종량제 봉투의 사용이 줄어서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아도 되고, 양질의 재활용품은 곧바로 다시 생산에 투입되어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종래에는 각종 재활용 정책의 수립 및 집행에 있어 공익적 차원에서 소비자들의 참여만을 독려해 왔지만 생활폐기물을 감량하고 재활용률을 높이고 생활 쓰레기의 소각 및 매립을 최소화 하자는 명확한 정책이 자리잡기 위해서 참여 주체인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할 때가 왔습니다. 정부 및 지자체는 쓰레기 줄이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실천주체인 소비자와 함께 소비자가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적극 협의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쓰레기감량과 자원재활용률 제고 등의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비자들에게 이에 합당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해 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바야흐로 쓰레기가 돈이 되는 시대가 되었으니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 기여한 소비자에게 이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공정한 사회입니다.



소비자리포트 2020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