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의 주인공은 소비자입니다

작성자
소비자시민모임
작성일
2020-04-27 17:33
조회
155

경제민주화의 주인공은 소비자입니다.


백대용 회장2020년 4월 15일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총선에서 여당(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전체 300석 중 180석을 차지하였습니다. 여당이 이처럼 절대 다수의석을 차지한 것은 1990년 3당 합당 당시 민주자유당(299석 중 218석) 이후 30년 만일 정도로 대한민국 정치역사에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또한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까지 포함하면 범여권의 의석은 190석에 달합니다. 위 숫자는 개헌 단독 추진 의석(200석, 전체 300석 중 3분의 2)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개헌을 제외한 국회의 모든 사안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하였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정국운영에 관하여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래서인지 소비자 분야에 있어서도 제21대 국회는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을 가져봅니다. 소비자단체들은 소비자보호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그 동안 이른바 소3법(집단소송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소비자권익증진기금)의 입법을 위해 전력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나 매번 정권 초기나 국회 개원 초기에 약속하였던 공약(公約)은 말 그대로 공약(空約)이 되어 버리고 그나마 제출된 관련 법안들마저 추진동력을 상실한 채 표류하다가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지난 20여년이 흘러왔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를 위한 입법은 아직도 제자리입니다.

이번 제21대 총선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시정하고자 소비자를 위해 노력해 온 몇몇 인사들이 여야를 불문하고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여 법과 제도, 정책에 소비자의 목소리가 더욱 정확하고 확실하게 담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모두 국회 입성에는 실패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민주당과 통합당의 총선 공약집에는 소비자와 관련된 내용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민주당의 총선 공약집에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간단히 반영된 것이 전부입니다. 소비자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의 정도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씁할 뿐입니다.

제21대 국회에서는 소3법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부디 깊이 있게 성찰해 주었으면 합니다. 소3법은 소비자만을 보호하자는 법이 아닙니다. 소3법은 우리나라 기업과 소비자들이 상생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자는 법이며 우리나라 기업들을 national champion에서 global champion으로 만들기 위한 기업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입니다. 시장 경제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기업과 소비자인데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위법부당한 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주는 것이 진정한 경제민주화인 것입니다. 정치민주화가 국가권력을 국민에게 나누어 주듯이 경제민주화도 궁극적으로 시장권력을 소비자에게 나누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3법이 이것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소3법은 사업자의 불법행위 방지 및 억지 효과, 사회적 비용 절감효과는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고도의 정보화 사회와 네트워크 사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국민의 의식은 날로 발전하여 글로벌 사회를 견인하는 수준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데,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소비자 관련 이슈도 경제·사회 정책의 부수적 과제가 아닌 핵심과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의 중요한 주체 중의 하나가 소비자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며 소비자의 현실 인식과 행동역량 강화를 통해 견실한 시장환경을 형성할 때 우리나라 시장경제체제의 성숙은 달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부디 제21대 국회에서는 소3법이 모두 통과되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소비자리포트 2020년 4월호